2011년 4월 8일 금요일

거위가 전해준 기쁨

요즘 들어서 새벽이 되면 유별나게 소음을 일으키던 거위들이었는데 오늘 아침에는 우리의 입가에 웃음을 선사해주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내가 만든 Roman shade를 위로 올렸는데 마침 거위 한 쌍이 새끼 다섯 마리를 데리고 우리 집 마당에 상륙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암컷은 보초를 서고 수컷은 열심히 먹고 있군

공교롭게도 수컷이 계속 먹는 사진인데 실제는 서로 교대하면서 보초근무를 함
금방 부화한 것 같은 새끼들도 무언가 열심히 먹고 있음

요즘이 교미철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눈치를 챘는데 벌써 이렇게 새끼들이 부화를 해서 엄마 아빠를 따라 우리 집 마당에 식사를 하러 오다니. 뽈뽈 기어다니는 것이 어찌나 귀엽든지 한참 내려다 보고 있었다. 창문에서 거위가 있는 물가까지는 약 70야드 정도가 되는데다 거위 새끼가 그야말로 금방 부화한 새끼인지라 Zoon In을 최대한 해도 잘 보이지 않는다.
거위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거위들은 좀 특별한 것 같다. 암컷 한 마리에 수컷 한 마리, 쌍쌍이 다닌다. 가만히 보면 부부애가 꽤나 좋은 것 같다. 항상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같이 다니고 먹이를 놓고 다투지도 않는다.
자기들 간에는 뭔가 서열이 있고 영역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을 침해당한다고 생각하면 공격을 하는데 주로 수컷이 하고 수컷이 다른 거위를 쫓고 나면 암수가 서로 목을 최대한 빼어내서 꽥꽥거리며 서로 머리를 가까이 하는 것이 꼭 서로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 같다. 내 저놈들 잘 쫓아냈지? 멋있지 잉? 그래 자기 참 멋있었어 하면서 말이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특이한 것은 항상 공격하는 놈은 공격을 하는데 함께 맞붙어서 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쪽이 공격을 하면 다른 녀석은 도망을 간다. 막다른 곳에 몰리지 않는한 이런 패턴을 유지하는 것 같다. 한번은 한 녀석이 쫓고 다른 한 녀석이 도망을 가는데 도망가는 녀석이 타이밍이 늦어서 목 부위를 물렸다, 그런 상황이 되니까 도망가던 놈도 더 이상 도망가지 않고 맞붙어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싸움이 붙으니까 주변에 있던 거위들이 다 꽥꽥 거리며 싸움하는 곳으로 몰려 들어서 응원을 하는지, 싸움 구경을 하는지, ...
싸움 구경은 사람만 좋아하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아무튼 재미있는 광경이었다.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여 그를 섬기며 그에게 친근히 하고 그 이름으로 맹세하라."
신명기 10:20

댓글 3개:

  1. 암수는 어떻게 구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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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어려운 질문을 하셨네요.
    먼저 암수가 같이 있으면 비교적 식별하기가 쉽습니다. 수컷이 덩치가 조금 더 큰 경우가 많구요. 그런데 이것은 반드시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좀 더 확실한 것은 암수 공히 목과 가슴이 연결되는 부분에 Adam's apple같은 것이 있는데, 아마 모이 주머니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되기도 하는데, 수컷의 것이 암컷의 것 보다 더 큰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주변에 있는 다른 거위를 쫓아 내는데 보다 적극적인 녀석이 수컷이고 또 쫓아냄을 당하는 녀석이 수컷일 경우가 많습니다. 보다 더 열심이 풀을 쪼아 먹는 녀석이 암컷일 경우가 많구요. 따로 따로 있으면 구별하기가 어렵게 생각이 되는데 암수가 같이 있으면 위에서 언급한 덩치, 키, 목젖의 크기, 누가 쫓고 쫓기나 등등 몇 가지 요소를 가지고 유심히 보시면 보다 더 쉽게 구별할 수가 있습니다. 근데 이것은 전문가적 견해가 아니고 그냥 요 근래 제가 거위를 유심히 관찰한 결과이기 때문에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냥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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