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와의 전쟁은 주로 새벽 시간과 저녁시간에 이루어진다. 얘들의 아침 식사는 대략 새벽 4시 50분경부터 시작이 되고 저녁 식사는 9시 10분경이 되어야 끝이난다. 이렇게 하루 종일 먹다보니 새끼들도 얼마나 빨리 크는지 불과 얼마전에 병아리같았던 그 새끼들이 이젠 거의 다 컸다. 거기다가 요즘은 보니까 거위가 무리를 지어서 다니고 있다. 한 무리가 대략 일곱내지 여덟 커플은 되는 것 같은데 그 새끼들까지 함께 움직이니까 약 30~40마리는 족히 되는 것 같다. 힘써 밭을 갈아서 배추, 무추, 상추, 쑷갓, 열무, 브로콜로, 당근 등등을 뒷 마당 밭에 심어놨는데 거위가 한 번 지나가면 초토화가 될 것 같아서 그것들을 거위로부터 지키느라 수고가 많다. 그런데다 뒷 마당은 흙이 기본적으로 모래가 많이 섞인 것이라 물을 하루에 세 번을 주다보니 시간이 많이 소요가 된다.
허들을 제작해서 그 위에그물망을 씌웠다.
뒷 편 나무 주위에 개간한 곳은 감자와 콩을 심을 계획이다.
이제 이렇게 이쁜 새싹들이 나왔는데 거위에게 줄 수는 없다는 신념으로 지키고 있다.
그리고 다른 새들과 나비가 달려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 밭 위에 아예 그물을 쳤다. 작년에 양배추를 몇 포기 심었는데 나비들이 그곳에 알을 낳고 거기서 나온 애벌레들이 양배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정작 우리들은 하나도 먹어보지 못했던 기억이 있어서 나비가 그렇게 낭만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앞 마당에 심어둔 뜰깨, 파, 도마도, 등등은 민달팽이 녀석들이 달라들어서 먹어치우니 그 놈들을 퇴치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어느 녀석의 짓인지 잘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민달팽이들이 나는 아직 시식도 하지 않은 깻잎을 이놈들이 버릇없이 먼저 다 먹어치웠다. 그래서 이른 시간에 뒷 마당에 상륙해있는 거위부터 먼저 쫓은 다음에 앞 마당에 와서 민달팽이를 잡아죽인다. 새벽부터 너무 각박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인생은 전쟁의 연속이라 어쩔 수 있나 하면서 스스로 위로하고 있다.
옆 집과의 경계에 어느 사이에 잡초가 얼마나 많이 자랐는지 큰 놈은 내 키만큼 되었다. 그리고 그 잡초들이 씨앗들을 잔뜩 머금고 있어서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서 처치하기로 마음을 먹고 잡초 제거 작업을 시작했다. 낮에는 날씨가 뜨거워서 저녁 무렵에 했는데 며칠을 걸려서 겨우 일차적으로 잘라냈다. 진작 했었으면 수고를 덜했을텐데 하는 후회와 함께 말이다.
이런 일들은 우리 인생들이 감당해야 할 것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인류의 조상인 아담이 하나님께 죄를 지었을 때 하나님께서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여호와여 주의 능력으로 높임을 받으소서 우리가 주의 권능을 노래하고 칭송하겠나이다"
시편 21:13
Robinson Crusoe같군요
답글삭제글게 말이다. 빨리 와서 도와주라.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