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위들은 새끼들을 데리고 나타나는게 유행이다. 작게는 한 마리로부터 많게는 24마리까지 말이다. 근데 가만히 보니 새끼들은 아직 어려서 그런지 때로는 자기 부모가 아닌 다른 부모를 따라가는 것이 눈에 뜨인다. 특별한 상황이 생기지 않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데 가끔씩 예기치 못하는 일이 일어난다. 두 쌍이 각자 새끼들을 데리고 헤엄을 쳐서 우리 집 뒷마당으로 오고 있는데 지난 물에 떠내려온 길다란 나무가 그들을 가로막았다. 어미들은 간단하게 그 나무를 넘었는데 새끼들은 그렇지를 못해서 두 그룹의 새끼들이 한 곳으로 모이는 현상이 생겼다. 그리고 나서는 한 덩어리가 된 새끼들이 각자 자기 부모들을 찾아서 가는 것이 아니고 한 부모에게로 우르르 몰려갔다. 새끼들은 다른 부모의 새끼들끼리 어울리는 것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나보다. 그런데 부모들은 그렇지 않나보다. 다 똑같이 생긴 것 같은데 어미 거위는 자기의 것을 알아보나 보다. 그래서 자기 새끼가 아닌 것들을 입으로 밀어내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래서 결국은 제 부모를 찾아서 가더구나.
아무튼 그 동안 거위와 함께 공생을 해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고 있다. 우리 집 뒷마당이 넓고 2주에 한 번씩 그래도 잔디도 깎고 해서 그런지 새끼를 데리고 있는 거위들에게는 아주 인기가(?) 있는 캠프장인가 보다. 특히 저녁 무렵이 되면 새끼를 데리고 있는 녀석들이 많이 몰려온다. 여기까지는 좋은 데 문제는 우리 집 뒷마당을 똥으로 더럽히고 또 그곳에서 많은 녀석들이 자다보니 좋지 않는 냄새가 물가에 가면 물씬 풍긴다. 그리고 새벽 5시경이 되면 이 녀석들도 아침 점호를 취하는 지 얼마나 시끄럽다. 그리고 자리 다툼을 위해서 서로 싸우는 소리하며...
어제는 주변이 하도 더러워서 청소를 했는데 똥을 Wheelbarrow로 네 대분을 수거했다. 보통 힘이 드는 것이 아니더구나. 그래서 앞으로 출입 제한 조치를 취할까 한다. 잘 될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던 아침 저녁으로 물가에 나가서 여기는 너희 구역이 아니고 나의 구역이라는 것을 알려주려고 한다. 그래서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에 나가서 시위를 했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매일 아침 저녁으로 이렇게 하기는 그렇고 거위를 쫓는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알려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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