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골 마을 국민학교 선배중에 권투를 하는 분이 있었다. 내가 국민학교 5~6학년 때로 기억이 되는데, 방학 때면 그 선배가 나를 비롯한 몇몇 아이들을 원두막에 모아놓고 권투에 필요한 기본 자세를 가르쳐 준 다음에 시합을 시켰다. 권투 글로브를 끼고 합법적으로(?) 때리고 맞는 것에 묘한 쾌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 선배가 하는 몇 마디 칭찬에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일까 나도 권투를 본격적으로 해 봐야 겠다는 생각을 그 때부터 하기 시작했다.
대구에 있는 중학교에 들어가서 1학년은 조용하게 보냈는데 2학년 올라가서부터 권투 도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스파링을 하면 눈도 부을 때도 있고 입이 찢어질 때도 있었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나는 그것이 무섭지도 않았고 그렇게 고통스럽지도 않았는데 그것을 옆에서 보는 누님은 좀 괴로웠던 모양이다. 그래서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에게 보고를 한 모양이다. 아버지께서 어느 날 갑자기 대구에 오셔서 권투를 하지 말라고 엄중하게 경고를 하셨다. 그래도 몰래 권투를 했다. 그런데 권투라는 것이 때리고 맞고 하는 운동이라 얼굴에 항상 표가 나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또 연락을 받고 오신 아버지께서 권투 도장 문 앞에 매복을 하고 계시다가 그곳에 나타난 나를 잡아서 호되게 꾸중을 하시고는 다시는 권투 도장에 얼씬 거리지도 말라는 엄명을 내리셨다.
뒷 Deck 밑에 설치된 Punching Bag
이런 저런 와중에 학교에서 한 해 선배인 3학년을 때린 것이 문제가 되어서 학교로부터 지금 전학을 가던가 아니면 퇴학을 당해야 한다는 조치를 통보받았다. 이런 기로에서 할 수 없이 부모님이 계시는 시골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그래서 권투를 포기하게 되었다.
요즘 이시영이라는 여자 배우가 신인 선수권 대회에 나가서 48Kg이하 급에서 우승을 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던데 그 뉴스를 보면서 잠깐 나의 과거도 떠올려보았다.
은퇴목사가 권투 시합에 나갈려고 연습을 하기 위해서 Punching Bag을 준비한 것은 아니고 한번씩 옛날 생각하면서 땀을 좀 흘릴려고 준비를 했다.
"육체의 연습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 금생과 내생에 약속이 있느니라" 디모데전서 4:8
ㅎㅎㅎ
답글삭제ㅋㅋㅋ
답글삭제오호호
답글삭제푸하하하...
답글삭제이 글을 쓰면서 보미하고 재호가 자취를 하고 있는데 재호가 이런 일을 했으면 보미는 어떻게 대처했을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허허 그러게요... 재호가 얼굴 맞아서 오면 저도 어떻게 대처했을지...
답글삭제누나한테 얻어맞고 집나간 기억은 있는데....ㅎㅎ
답글삭제재호를 제압할 수 있는 실력자를 그냥 썩히다니...
답글삭제보미도 팔다리가 길어서 권투를 하면 잘 할 것 같은데 우리 추천해볼까?
어머낫 그런 일이 있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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