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나란 존재는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서, 그리고 어디로 향하여 나는 가고 있는가?”
사실 이러한 문제는 사춘기 시절에 심각하게 고민을 했음직 한 주제인데 나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사춘기 시절에 왜 그렇게 바빴는지. 다른 사람들도 그러했는지 모르겠지만, 가기 싫은 학교도 갔었어야 했고, 하기 싫었던 공부도 했었어야 했다. 왜냐하면 나의 부모님들은 내가 판검사나 의사가 되기를 원하셨기 때문이다. 근데 내가 열심히 하고 싶었던 일들은 부모님들이 반대하시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을 부모님들 몰래 몰래 하느라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던 것 같다.
국민학교 5, 6학년때는 만화 보는 것이 왜 그렇게 좋은지, 나중에는 학교에 가는 대신에 만화집으로 바로 출근할 때도 많았다. 그러다보니 6학년을 재수하고 겨우 중학교에 들어갔는데 그 때는 또 영화 구경하는 것과 권투가 좋았다. 그래서 중학교 2학년 2학기부터는 사복을 입고 미성년자 관람불가라고 써 붙여 놓은 영화 구경가면서 스릴을 느끼고, 권투 선수가 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입술이 터지고 눈 두덩이가 시퍼렇게 멍드는 것도 일종의 즐거움으로 여겼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1학년까지는 그래도 공부를 열심히 해서 가끔씩 BEST 10에 들기도 했는데 2학년 올라가서 어느 날 친구들과 등산을 갔다오고 부터는 등산이 너무 좋아서 학교에 결석을 하면서까지 등산을 다니는 바람에 출석 일수가 모자라서 졸업을 못할 뻔 했다. 다행히 특차로 치룬 사관학교 입학 시험에 합격하는 바람에 고등학교에서 졸업을 인정해주었다.
육군사관학교에 들어 가기 전에는 그 곳에 가면 맨날 군사훈련이나 받는 줄 알고 들어 갔는데, 입학하고 보니 일반 대학교 처럼 이수해야 할 과목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었다. 약간은 실망도 하고 후회도 했지만 때는 늦어서 바쁘게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한창 신이 나서 군대 생활을 할 때는 장미빛 청사진이 눈 앞에 전개가 되고 또 제대하고 나서 목회자가 되어 교회를 담임할 때는 하나님께서 준비하고 계실 상급을 눈 앞에 바라보면서 열심히 달렸다.
그러다가 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니까 갑자기 너무나 조용해지면서 새삼스럽게 이러한 문제가 가깝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사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 정립하는 것은 자기 자신과의 문제, 가까이로는 가족들, 친구들, 이웃들, 그리고 우리가 몸을 담고 살아가고 있는 이 지구 상의 각종 인간들을 어떠한 관점으로 보고 관계를 유지하는가 하는 문제와 직결되며, 또 나의 입으로 창조주로, 나의 삶의 주관자로, 구원자로 고백하고 있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창세기 1:1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