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0일 월요일
첫 작품: Sewing Machine Table
결혼 생활이 이제 32년이 넘었다. 뒤돌아 보면 줄곧 아내의 내조를 받아 지금까지 살아온 것 같다. 다른 남편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매달 생활비를 벌어서 아내에게 가져다 준 것 외에는 특별한 것을 해 준 것이 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제 직장 생활에서도 물러나고 애들도 다 커서 우리 품을 떠나고 그야말로 주위가 갑자기 너무 조용해진 것 같다. 그리고 시간적 여유도 많아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내를 위해서 내가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 Sewing Machine을 놓을 테이블을 하나 만드는 것이다. 물론 아내가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졸라서 시작한 것이지만 말이다. 사실 몇 년 전까지 만 해도 아내가 Sewing Machine을 잘 다룬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별로 없다. 바짓 가랭이 하나 줄이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으니 말이다. 아내 말로는 수선이 더 어렵고 그것보다는 작품(?) 활동을 하고 싶었다는 변명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완전히 없애 버리는 사건이 하나 발생했는데 그것은 딸 결혼식때 딸의 Wedding dress를 아내가 만든 것이다. 나도 놀라고 딸도 놀라고 주변의 여러 사람들이 놀랐다. 이 사건으로 인해 아내가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직접적인 수혜자였던 딸이 아내에게 재능을 살리고 활용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아내의 성격이 적극적이지도 않고 또 당시 주변 환경이 여의치 않아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은퇴를 하고서야 뭔가 해보겠다는 마음이 생긴 모양이다. 그래서 사위가 Sewing machine을 한 대 Thanksgiving때 선물을 했다. 아마 아내에게 시동을 걸어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이 사위가 아내의 수준을 너무 과대평가해서 그런지 너무 기능이 많은 것을 사줘서 아내가 그것을 연구하느라 꽤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집에 있는 넓은 식탁도 마다하고 꽤 그럴듯해보이는 책상도 마다하고 나에게 테이블을 하나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머리에 털 나고 처음으로 테이블을 만들어보았다. 아내로부터 몇 번 불합격을 받아가면서, 그렇지만 아내가 쓸 테이블이라 정말 기쁜 마음으로 만들려고 노력을 했다. 원채 기본기가 없어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모양도 그렇고 그렇지만 아내가 좋아하는 모습에 나도 괜히 기분이 좋아서 싱글벙글하면서 이 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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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데요? 블로그 시작 축하!! ^^
답글삭제birthday present인가요??ㅋㅋ
답글삭제문짝 사다놓고 2년동안 미뤘더니만 결국 아빠가..ㅋㅋㅋ
블로그 개설을 진심 축하드립니다. 제가 생각보다 많이 언급되네요. ㅎㅎ
답글삭제다들 찾아 줘서 고맙네. 근데 Jae가 만들었으면 mom이 훨씬 더 좋아했을텐데. 건들건들거리지도 않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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