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눈이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를 통해서 오늘 눈이 올 것이라는 것은 미리 알고 있었지만 이곳에 와서 이렇게 낮에 눈이 많이 내리는 것은 아마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 그렇지만 주변의 색깔로 인하여 참으로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내리는 눈은 하얗지만 그 눈을 맞이 하는 잔디, 소나무, 전나무, 그리고 불렉베리는 여전히 그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고 잔잔하게 그렇지만 도도한 자태를 뽐내며 흘러가는 강물도 그 푸르름을 온전히 드러내고 있다.
이럴 때는 은은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는 난로 앞에 앉아서 차도 한 잔하고 떠오르는 시상을 적어보는 그러한 한가로움을 즐겨보는 것도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이 된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여유를 즐기는 데는 아직 익숙하지가 않은 것 같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부터 근 40여 년을 삶의 생활 현장에서 열심히 움직이던 관성이 아직 남아서 인지 뭔가 해야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을 때가 많이 있다. 내가 이러고 있어서 되는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가며 무언가로부터 쫓기는 듯한 마음에 안절부절할 때도 있다. 나의 아내도, 나의 자녀들도 이제는 좀 쉴 여유를 가져야된다고 말을 하는데도, 그리고 그럴만한 자격도 충분이 있다고 하는데도 말이다.
몇 주 전에 어머니와 전화를 통하면서 이러한 나의 마음을 어머니에게 말씀을 드렸다. 그랬더니 나의 어머니께서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쉬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시면서 학교에 다닐 때는 그렇게 학교에 가기 싫어하면서 노는 것을 즐기더니 이제는 정작 놀 때가 되었는데 왜 자유롭게 즐기면서 놀지 못하느냐고 되물으셨다. 그러고보니 옛날에 그러한 과거(?)가 상기되면서 그 때는 정말 놀기 좋아했는데 지금은 왜 이럴까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지금까지 일을 해오던 관성과 괜한 미련 때문이 아닐까? 때로는 이러한 여유를 즐길 줄도 알아야 되지 않겠는가? 자녀들의 말대로 지금까지 열심히 일을 하고 또 군대에서 예편하고나서는 목회자 생활도 열심히 했으니 이제는 여유를 좀 가져도 되지 않겠는가? 가족들이 그것을 인정해주는데 말이다. 여유를 가지자. 여유를 즐기자.
"내가 여호와를 항상 송축함이여 그를 송축함이 내 입에 계속하리로다" 시편 34:1
아빠 오늘 하루도 즐겁게~~ ^^
답글삭제그럴께, 고마워. 즐거운 주말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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